GS1 Digital Link 1.7: 바코드가 제품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방법

핵심 요약
매장에서 흔히 보던 바코드의 주된 역할은 “이 상품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2D 바코드(사각형 격자 형태)는 여기에 더해 제품 정보를 담은 웹페이지로 사람을 안내하는 디지털 주소 역할까지 맡을 수 있습니다.
GS1은 전 세계 바코드 규칙을 만드는 국제 표준 기관입니다. GS1 Digital Link는 상품번호와 인터넷 주소를 연결하는 공통 규칙이고요. 2026년 8월 비준된 1.7 버전은 소비자가 바로 체감할 새 기능보다는, 여러 회사의 스캐너와 시스템이 이 주소를 더 정확하게 읽도록 규칙과 오류 확인 방법을 다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쉽게 말하면 새 도로를 만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차량이 오갈 수 있도록 주소 표기법과 교통 규칙을 정리한 업데이트인 셈이죠. 이 표준은 주소 형식을 정할 뿐, 제품 페이지나 연결 서비스까지 자동으로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먼저 GS1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을 골랐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포장의 바코드를 계산대에서 읽으면 상품명과 가격이 나타납니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같은 바코드를 같은 제품으로 알아보죠. 회사와 매장이 달라도 통하는 이유는 상품에 국제적으로 약속된 식별번호가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통 규칙을 만드는 곳이 GS1입니다. 상품 식별번호인 GTIN(국제거래단품식별코드)을 비롯해 물류 상자, 팔레트, 장소를 구분하는 번호 체계도 관리합니다. 인터넷 주소 규칙 덕분에 어떤 기기에서도 같은 웹사이트를 찾아갈 수 있듯, GS1 규칙 덕분에 서로 다른 유통 시스템도 같은 제품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죠.
기존 바코드가 번호표였다면
가로줄로 된 기존 1D 바코드는 대체로 상품번호를 담은 번호표에 가깝습니다. 스캐너가 번호를 읽으면 매장 데이터베이스가 가격과 상품명을 찾아줍니다. 우리가 보는 바코드 자체에 가격이나 상세 설명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2D 바코드(예: QR 코드)는 작은 사각형 안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습니다. 상품번호뿐 아니라 생산 배치, 일련번호, 유효기한 같은 정보를 넣을 수 있고, 휴대폰이 열 수 있는 웹 주소도 담을 수 있습니다.
상품번호와 생산 배치, 유효기한, 웹 주소를 함께 담은 샴푸의 2D 바코드 하나를 생각해 볼까요?
- 매장 계산대에서는 상품번호를 읽고, 매장 시스템에서 상품과 가격을 확인합니다.
- 물류센터에서는 생산 배치와 유효기한을 확인합니다.
- 소비자는 휴대폰으로 성분, 사용법, 재활용 방법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 특정 생산분에 리콜이 발생하면 해당 배치에 맞는 최신 안내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QR에서도 현장과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다르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별도의 코드를 만드는 대신, 같은 GS1 상품 식별자를 중심으로 매장 업무와 물류, 소비자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죠.
물론 이런 기능이 QR을 인쇄하는 순간 저절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기업 시스템과 제품 정보 페이지를 뒤에서 연결해야 합니다. 결국 목표는 바코드를 여러 개 붙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식별자를 여러 상황에서 믿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 제품의 GS1 Digital Link를 스캔해 보기
유니레버도 실제 판매 제품에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판매 중인 한 식품의 포장에는 GS1 Digital Link QR이 인쇄돼 있습니다. 아래 QR은 그 포장에 들어간 주소를 그대로 사용해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QR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바로 아래 주소입니다.
https://dl.ulcp.io/01/08722700750116
dl.ulcp.io는 이 제품에 쓰인 리졸버(resolver), 즉 연결 안내소의 주소입니다. 유니레버는 Digimarc의 플랫폼을 이용해 이 연결을 운영합니다.01은 “다음 숫자는 상품 식별번호 GTIN”이라는 뜻의 표시입니다.08722700750116은 이 제품의 GTIN입니다.
이 QR을 휴대폰으로 읽으면 다음 순서로 이동합니다.
QR에 저장된 제품 식별 주소 → 리졸버가 GTIN을 확인 → 현재 운영 중인 상품 페이지
두 주소를 나란히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지죠.
- QR에 저장된 주소:
https://dl.ulcp.io/01/08722700750116 - 현재 도착하는 페이지:
https://www.knorr.com/uk/p/vegetable-stock-cubes-20pack.html/08722700750116
QR에 저장된 주소를 직접 열어보면 리졸버를 거쳐 현재 운영 중인 상품 페이지에 도착합니다. 브라우저 주소에는 스캔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긴 꼬리표가 더 붙을 수 있지만, 실제로 보여주는 곳은 위의 상품 페이지입니다.
리졸버를 건물의 안내데스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QR이 “상품번호 08722700750116을 찾으러 왔다”고 말하면, 안내데스크가 지금 운영 중인 상품 페이지를 알려주는 것이죠. 나중에 기업이 웹사이트를 개편해도 포장의 QR을 다시 인쇄할 필요 없이 리졸버의 목적지만 바꾸면 됩니다. 즉, QR에는 오래 유지할 제품 식별 주소를 넣고, 실제로 보여줄 페이지는 필요에 따라 바꿀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실제 포장 사진이 아니라, 공개된 GS1 Digital Link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생성한 QR 코드입니다.
제품번호와 웹을 이어주는 규칙
일반 QR 코드에도 웹 주소를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제각각 주소를 만들면 문제가 생깁니다. 다른 스캐너나 유통 시스템은 주소 속 숫자가 상품번호인지, 일련번호인지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GS1 Digital Link는 “웹 주소의 어디에 상품번호를 넣고, 추가 정보는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정해둔 규칙입니다. 연결을 제대로 설정하면 휴대폰은 제품 페이지를 열고, GS1 규칙을 아는 기업 시스템은 같은 주소에서 상품 식별자를 꺼내 업무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기존 바코드의 중심 역할 | GS1 Digital Link가 향하는 역할 |
|---|---|
| 상품번호 조회 | 제품과 온라인 정보를 잇는 디지털 주소 |
| 기업 내부 시스템 중심 | 공급망·매장·소비자 접점 연결 |
| 포장에 인쇄된 정보 중심 | 식별자는 유지하고 연결 정보는 온라인에서 관리 |
그렇다면 1.7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버전이 새로운 바코드 모양을 개발해 낸 것은 아닙니다. 대신 바코드 뒤에서 작동하는 세 가지 기본기를 보강했습니다.
1. 최신 상품 데이터와 말이 통하게 했다
GS1이 관리하는 상품 데이터의 종류는 계속 늘어납니다. 1.7은 최신 GS1 규칙에 추가된 데이터도 웹 주소 안에서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목록을 맞췄습니다. 사전에 새 단어를 넣고, 여러 시스템이 그 단어를 같은 뜻으로 읽게 한 셈이죠.
2. 특수하게 압축한 주소도 알아보게 했다
이 부분은 조금 기술적입니다. RFID에서 읽은 EPC binary 식별자를 웹 주소로 바꾸거나, UHF와 NFC가 함께 들어간 태그의 처리 부담을 줄일 때 특수한 압축 주소를 쓰기도 합니다. 1.7은 이런 주소에 사용되는 eh·ex 형식을 알아보는 규칙을 추가했습니다.
3. 잘못된 주소를 더 일찍 찾게 했다
숫자 한 자리나 순서가 틀리면 제품 정보가 잘못 연결될 수 있습니다. 1.7은 GS1이 제공하는 검사 도구를 활용해 상품번호의 형식과 데이터 조합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더 분명히 했습니다.
표준 담당자를 위해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General Specifications 26.0의 데이터 속성 반영, eh·ex 압축 URI 인식을 위한 RE3 추가, Barcode Syntax Resource(BSR) 검증 연계가 핵심입니다.
이 업데이트에서 눈여겨볼 방향
바코드는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를 담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제 바코드는 물리적인 제품과 온라인 정보를 잇는 가장 가까운 입구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이 한 번 인쇄한 제품 식별자는 그대로 두고, 연결된 웹 정보만 계속 갱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포장은 단순한 인쇄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운영하는 디지털 접점이 됩니다. 사용 설명서, 인증서, 제품 이력, 재활용 정보, 디지털 제품 여권처럼 제품과 함께 오래 가야 하는 정보가 이 접점을 활용할 수 있죠.
바코드 시장의 경쟁 기준도 달라질 것입니다. 예전에는 “코드를 얼마나 빠르게 읽는가”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읽은 식별자를 정확한 정보와 연결하고 그 연결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디지털 링크와 함께 준비해야 할 인프라
제품에 2D 바코드 하나를 새로 인쇄한다고 끝나는 일은 아닙니다. 그 뒤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연결을 오래 유지할 시스템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 제조사가 정확한 제품 정보를 준비해야 합니다.
- 오래 유지할 도메인과 웹페이지가 필요합니다.
- 스캐너와 매장 시스템이 새로운 2D 형식을 지원해야 합니다.
- 누가 링크와 정보를 갱신할지 책임을 정해야 합니다.
- 스캔 기록을 수집한다면 개인정보 경계도 검토해야 합니다.
주소 형식이 정확해도 목적지에 오래된 정보가 있거나 페이지가 사라지면 소비자에게는 쓸모가 없습니다. 결국 2D 바코드 전환은 인쇄 프로젝트인 동시에 데이터 운영 프로젝트인 셈이죠.
아직 생각해 볼 질문
- 정보가 공식 출처라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 누구나 QR 코드를 만들 수 있으므로 브랜드가 관리하는 주소와 정보의 신뢰성을 구분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 제품보다 웹페이지가 먼저 사라지지 않을까 — 가전, 의약품, 자동차 부품처럼 오래 쓰는 제품은 링크도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합니다.
- 스캔 데이터는 누가 볼 수 있는가 —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스캔했는지 수집한다면 투명한 개인정보 원칙이 필요합니다.
정리
이번 1.7 업데이트만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새 기능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바코드가 상품 번호표에서 제품의 디지털 주소로 이동하는 과정에 필요한 기본 규칙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는 제품을 더 자세히 알아보는 입구가 되고, 기업에는 공급망과 웹 정보를 하나의 식별자로 연결하는 기반이 됩니다. 그래서 이제 물어야 할 것은 단순히 “QR 코드를 붙일 것인가”가 아닙니다. 그 코드 뒤에 어떤 정보를 연결하고, 누가 오래 책임질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죠.
Data Connect는 SCANDIT의 한국 공식 파트너로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캡처 분야의 산업 동향과 표준을 다룹니다.
